[영화] The queen ▩ 문화탐험기




주의: 스포 상당히 많음~~~~~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달에 딱 한번 '일 중독증' 에서 해방되는 날이 있다.

호르몬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난 그 날만은 시체처럼 누워만 있는다.

그래서 꼼짝하지 않고 누워만 있기는 심심해서 밀려놓은 영화들을 한꺼번에 본다.

그 중 손에 들어온 영화가 'The queen' 이다.

국가의 상징적인 존재로만 생각해왔던 '왕' 이라는 자리는 지금의 시대와는 동떨어져 있긴 하지만 사람들의 동화적 상상력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고 또 그들은 그런 역할만 한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이 영화를 보고 사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단순한 동화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적 fiction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여왕의 편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그런 것을 노린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말이다.




아마도 이런 정도 ...

왜 마지막에는 여왕에게 얼을 빠지게 되는 걸까?

영국왕실에 대한 근엄함도 여왕에 대한 권위.... 사실 이런 것 따위보다는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을 여왕은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난 내 감정을 표현하는데 너무나 충실하다. 화가나면 화가나는 그대로 ....좋으면 좋은 그대로... 싫으면 싫은 그대로 ...
난 내 감정을 표현하는데 솔직하다. 그래서 친구들은 내 얼굴만 보고서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차이를 확연히 구분할 수 있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조울증 환자처럼 기분이 좋았다가 싫었다가를 반복한다.
게다가 소심한 나는 사람들의 지나가는 말에도 쉽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혼자 심각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어떠한 사건과 상황에 즉각 반응하지 않는가?

난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을 'The queen'을 보고 느꼈다.

냉정함...

난 냉정한 사람이고 싶었다. 마음이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 매사에 침착하고 차분히 생각하는 사람.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그런 사람 말이다.

'The queen'의 여왕의 모습은 적어도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여왕의 중간중간의 차분한 연설이 비록 자신의 의지가 아니였던간에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하지는 않는 다는 말이 어째 와닿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삶 자체가 역사인 사람에게서 인간적인 감정을 바란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는 것 같기도 한다. 자신이 한 국가의 대표인 사람, 일거수 일투족이 이슈가 될 수 있는 사람에게 인간적인 감정의 표출은 사치일 지도 모른다라고 말이다. 그 사람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때문에...
자신이 국가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감정은 다이애나가 죽은 것 보다 더한 충격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을 아주 간단하게 주제로 정리한 부분...
지금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너무나 요약정리 잘 해준 부분이기도 하다.
난 이런 사람이 오히려 되고 싶다. 닮으려고 부단히 노력은 하겠지만 ...
아무리 닮고 싶어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살아온 세월 동안 묻어있는 나를 나 역시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The queen' 에서의 영국여왕처럼...





덧붙여서 .....>>>




쓸쓸함과 외로움이 묻어있는 영국여왕의 모습은 인간미가 있었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모습보다는





영국 그 자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영국 여왕이 솔직히 더 마음에 들었다.












덧글

  • 2007/05/17 16:4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7/05/17 21:0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리공주 2007/05/18 00:30 #

    비공개>> 그저 조금 냉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고 싶습니다..ㅠㅠ

    비공개>> 이제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도 오늘 아부지 한테 벌컥 화내놓고는 우째 이렇게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인간인지 라고 생각했다. 나도 아직 멀었나보오...
  • 2007/05/18 16:33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그저그런사람 2007/05/20 11:21 #

    매년 가는 간송 미술관이긴 한데. 금년엔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혼자 가기도 좀 그렇고 가게되면 초파일에 가야겠죠...원래 두 세번 가서 도록도 사와서 집에서 끙끙대야 한문 해석도 되고 잘난척을 할텐데 말이에요 ㅎㅎ 그냥가면 오로지 느낌만으로 보게 되니까...넷상에 보면 참 견식들이 대단한 분들이 많아요.

    요즘엔 다시 책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너무 오래 그만 뒀었어요. 프로이트 심리학계열 책이 여성분들과 이야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속파했는데 결과론적인 현상분석론이라 실망하고 요새는 미시마 유키오와 다치바나 다카시를 뒤 늦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간 책 이름은 많이 접했지만 안 읽고 있었거든요. 조만간 예전에 읽고싶었던 부의 미래, 헤세의 유리알 유희,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을 읽고 싶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딸깍발이 인텔리 느낌이 강해서 속도가 나진 않네요 ㅜㅜ 미시마 유키오는 전형적인 현대 일본 문학의 느낌이 강하게 풍기지 않나 싶네요.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전형적인 느낌의 원조격인 느낌이랄까... 논리적이거나 그런 글은 아니에요. 그냥 호탕하게 웃을 수 있으니까 읽어보세요(얇아요. 이미 읽으셨으면 낭패 ㅎㅎ)
  • 오리공주 2007/05/29 16:11 #

    그저그런사람>> 전.. 님의 지식에 항상 감탄합니다. ^^
  • 그저그런사람 2007/05/29 17:24 #

    에이~ 무슨
    오리씨가 최고! 요샌 통 바빠서 글을 못적나봐요. 전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정리를 안하다가 종종 까먹는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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